안녕하세요, 판다월드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입니다.
쌍둥이가 태어난 지 어느새 한 달이 넘어 34일 차가 되었습니다.
작고 연약한 아기판다지만, 제 시기에 맞추어 나타나는 신체 변화들을
건강하게 이루어 내는 모습이 참으로 기특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럽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겠죠?^^
아이바오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에 괜스레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아이바오를 보면 온화한 모성애가 흘러넘치는 아름답고 성숙한 분위기가 느껴져
예뻐졌다는 표현을 더욱 많이 하게 됩니다.
이번 주도 아기판다에게 다양한 변화들이 나타났는데요.
지금부터 송바오가 하나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장 궁금해 하실 변화부터 말씀드리자면,
쌍둥이 모두 28, 29일 차에 눈꺼풀이 분리되며
양쪽 눈에 분비물이 나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상을 바라 볼 준비를 마쳤다고 할 수 있죠.
아직 시력이 온전하지 않지만, 슬며시 눈을 뜬 쌍둥이의 모습에서
성격 급했던 이들의 언니 푸바오가 떠올랐습니다.
시력에 손상이 갈까봐 분만실 조도를 낮추어가며 상황을 지켜보던
그 시절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왜 그리도 일찍 눈을 뜬 건지는 아무리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네요^^
이제는 쌍둥이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이에 따라 아이바오도 배변과 물을 먹을 때
아기판다를 바닥에 내려놓고 이동합니다.
품에 안고 있을 때도 아기판다의 몸 전체가 활짝 개방되고
신체가 바닥에 닿아 있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희도 이런 변화단계에 발맞추어
아이바오가 아기판다를 안전한 곳에 두고
스스로 마음 편히 대나무를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어제와 오늘
아기판다를 바닥에 내려놓고 양손을 사용하여 대나무를 먹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옆방으로 혼자 이동해서 대나무를 섭취하는 발전적인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바오가 본인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아기도 보채지 않고 조용히 엄마를 기다려줍니다.
이런 모습은 지켜보는 사육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물합니다.
아기판다의 털은 매일매일 더 촘촘해지고 있습니다.
배, 가슴, 엉덩이 주변에 털이 자라나기 시작했으며
흑백의 경계가 더욱 뚜렷해져 매우 소장하고 싶은 판다 인형의 외모를 갖게 되었습니다^^
가늘기만 했던 꼬리도 뿌리 부분이 두꺼워 지기 시작했답니다.
여기서 잠깐!
어렸을 때는 길어 보이는 꼬리가 크면 왜 짧아 보이는 건지 궁금한 분들이 계실텐데요.
이는 성장하면서 꼬리가 두꺼워 지긴 하지만
다른 신체 부위처럼 길게 자라나지 않는 특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곰과 중에서는 판다가 두 번째로 긴 꼬리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라는 점 참고 부탁드려요.
쌍둥이의 목소리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가늘고 날카롭던 목소리가 조금 커지고 굵어졌습니다.
배가 고프거나 자세 교정을 요구할 때 더 크게 '꾸엥꾸엥' 소리치는 모습이 마냥 귀엽게 들립니다. 이 귀여운 목소리는 내일 ‘판다와쏭‘에서 확인해보세요^^
쌍둥이는 한 번에 먹는 양이 많아지면서 수면 시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인큐베이터 아기 판다의 포유 간격도 6시간에서 8시간으로 조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능력이 하나씩 늘어나는 쌍둥이는
차근차근 세상을 담아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쌍둥이는 커서 우리에게 어떤 행복을 전해주고,
또 얼마나 사랑스러운 판다가 될까요?
이들이 처음 보고 듣고 느끼게 될 판다월드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기를 바라며
사육사의 책임과 다짐을 매일 상기합니다.
오늘 태풍 소식이 있는데요.
모두 대비 잘하시어 큰 피해 없이 안전하길 송바오가 기원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아직도, 커서 뭐가 될지 궁금한 44세의
송바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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