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다월드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입니다.
2020년 7월 20일에 이어 2023년 7월 7일은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날이 되었습니다.
7월 6일 저녁, 아이바오의 눈빛에서 무언의 속삭임을 느끼고
때이른 벅차오름을 안은 채 사육복을 그대로 입고 퇴근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7월 7일 새벽, 저는 다시 아이바오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진통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만인 새벽 4시 52분 경 태어난 첫째 바오,
그로부터 약 1시간 반이 지나고
6시 39분 우렁찬 목소리를 들려 준 둘째 바오까지
그렇게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2016년 3월 3일 에버랜드에 온 후 2,683일 만에
세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었고,
제게는 행복에 행복을 더해주었습니다.
어미 판다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40~50% 정도입니다.
두 번째 출산이었던 우리의 아이바오는 교배, 임신, 분만, 출산, 그리고 지금의 육아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에서 매우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절대 쉽지 않을 이 과정들을 본능과 숙명으로 대하는 아이바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이전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품격 있는 성장을 이루어 내는 아이바오의 모습은 늘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 줍니다.
어미 판다가 쌍둥이를 오롯이 스스로 키워낼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어미의 능력과 경험, 환경, 또 쌍둥이의 건강 상태, 생존력 등 많은 부분이 고려되고
무수한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쌍둥이 또한 어미의 품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을 시작합니다.
아직 눈도 뜨지 않은 어린 생명체지만 이들 또한 야생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이고 약해지는 개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 상황을 예방하고 쌍둥이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직접 안전한 엄마의 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상태와 성장 단계에 따라 며칠씩 간격을 두고
아이바오의 품과 인큐베이터에서 한 마리씩 번갈아 가며
안정적인 육아와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글을 쓰는 지금은 쌍둥이 중 첫째 바오가 아이바오 품에서,
둘째 바오가 포육실의 인큐베이터에서 아이바오가 제공하는 모유를 먹으며
건강하게 보호받고 있습니다.
아기 판다에게 초유는 매우 중요합니다.
초유는 어미가 출산하고부터 5~7일 정도까지 나오는 젖을 말하는데요.
특유의 면역력으로 쌍둥이의 성장 과정에서 각종 질병에 대응하고
건강하게 성장 발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4일 차가 되는 동안 한 끼에 6cc 정도였던 모유 섭취량이 15cc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그에 따라 배변량도 정상적으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또 아기 판다의 몸을 감싸는 이불의 실밥이 걸릴 정도로 귀여운 발톱도 길게 자라나서
아기 맹수로써 나름의 날카로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5일 차부터 부드러운 속털들이 자라났고 눈두덩이의 피부가 검은색을 띄기 시작하여
10일 차까지 어깨, 앞다리, 뒷다리, 귀까지 모두 검은 피부를 드러냈습니다.
아직은 검은 털이 날 시기는 아니고, 모낭 부분의 검은 색소가 보이는 것인데요.
아기들의 얇은 피부 덕분에 만날 수 있는 '가디건 입은 판다' 시기이기도 합니다.
세상이 궁금해 15일 차부터 왼쪽 눈을 뜨기 시작했던 언니 푸바오와는 달리
아직 침착하게 인내심을 갖고 눈을 꼭~ 감고 있는 쌍둥이는
아이바오와 사육사, 수의사, 그리고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방문한 전문가의 보살핌에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기 판다들의 개안 시기는 약 40일 차 정도인데,
언니인 푸바오와 비교하며 지켜보는 재미와 조바심까지 생기게 되었습니다.
쌍둥이 육아의 중심에 있는 엄마 판다 아이바오도
저희의 도움과 보살핌 속에 건강하게 이 시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쌍둥이에게 엄마 품은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입니다.
비록 두 마리 모두 동시에 함께 누리지 못하는 사정이지만
번갈아 가며 소중한 엄마의 품을 느끼고 기억하면서
욕심부리지 않고 독차지하지 않으면서, 상대에게 양보할 줄 아는 이타적인 판다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자, 이렇게 이제 막 15일 차가 된 국내 최초 '쌍둥이 판다'의 성장 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이 성장하는 날들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나갈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더불어 그걸 지켜보는 우리의 날들도 분명히 두 배, 세 배
더 진한 행복으로 물들어 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 주가 지나면 또 어떤 변화들이 있을 지 설레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서
'쌍둥이 아기판다 다이어리' 첫 번째 이야기를 줄이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행복에 행복이 더해진
송바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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