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는 죽은 이를 그리며 생각하는 것입니다. 과거를 기억해야 현재가 있고 현재에 충실해야 미래가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했던 안내견을 기억하는 것은 당연한 예의입니다.
안내견은 세상에 나오는 순간, 나를 받아 주었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합니다.
멋모르는 세상에서 사랑으로 이끈 퍼피워커를 기억합니다.
삶의 의미를 가르쳐준 안내견지도사와 그 의미를 함께 실현한 시각장애인 파트너를 기억합니다.
마지막을 평안과 안녕으로 지켜준 홈케어자를 기억합니다.
진정한 추모의 의미는 과거를 추억하되 현재를 열심히 살라는 것입니다.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안내견과 미래의 영광이 있습니다."
- 박태진 안내견학교장 추도사 中 -
지난 27일 오후, 용인의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서는 '세계 안내견의 날'을 맞아 작은 기념행사가 열렸다.
안내견들의 추모공간이던 추모공원을 리뉴얼 오픈해, 안내견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떠난 견공들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자리였다.
이 날 행사에는 안내견 파트너 대표로 가장 오랫동안 안내견과 함께해온 양지호 목사(26년)와 은퇴안내견 6마리를 케어한 자원봉사자 대표 김정옥씨를 비롯해, 안내견학교 직원, 지도사 등 30여명이 모여 소소한 기념식을 가졌다.
개회사에 이어, 추모공원 동상 제막식, 단체 묵념, 꽃다발 헌화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시각장애인 파트너로 구성된 3명의 연주가가 "You raise me up"등 2곡을 트럼본, 트럼펫, 건반 등의 악기로 연주했다.
행사 말미에는 추모동상이 마련된 우측 벽면에 명패를 부착했는데, 동상이 건립된 2002년 직후로 미처 명패를 챙기지 못한 안내견 22마리를 추억하는 자리였다.
추모식의 마지막 순서로는 나비 500여 마리를 하늘로 날려 보내며 떠나간 안내견들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양지호 목사는 "안내견과 함께한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는데. 이렇게 추모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 역시 앞서간 안내견들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은 항상 갖고 생활하고 있다. " 고 소감을 밝혔다.
'세계 안내견의 날'은 비영리단체인 세계안내견협회가 지정한 것으로 34개국 96개 단체를 중심으로 각 나라별 자발적인 축하 행사가 진행된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삼성화재가 에버랜드에 위탁하여 운영중이며 지난 1993년 문을 연 후 지금까지 260마리의 안내견을 무상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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