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판다 다이어리 시즌2] 13화. 너머의 시간이 기대되는 순간들
안녕하세요. 바오 패밀리의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 입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 보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고 행복입니다.
첫 눈맞춤의 순간부터
나를 불러 주고, 나에게 걸어와 주고, 어느새 양손으로 벽을 잡고 일어선 순간까지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흐뭇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지요.
최근 쌍둥이는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신체가 발달하고 근력이 생기면서 스스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벽을 잡고 일어서며 자신들의 공간 너머의 세상에도 관심을 보이는 듯 했어요.
시간이 지나 활동범위가 더 넓어지면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사고를 치거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에
벌써 부터 걱정하며 주변 시설물들을 미리 미리 살펴보게 됩니다.
활동량이 많아진 이번 주 쌍둥이와 함께 했던 시간은 특히나 소중하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기대도 가득해지는 한 주였는데요.
우리의 쌍둥이 아기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만나보겠습니다.
1. 내 이름은 루이바오, 별명은 누룽지예요.
슬기로운 보물, 루이바오는 지난 10월 25일 엄마의 품으로 돌아간 후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후이바오 보다 먼저 걸음마 실력을 뽐내면서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있고요.
테두리를 잡고 일어서서 분만실 너머의 공간에 대한 호기심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생활하고 있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서 좀 더 누르스름 해졌답니다.
*오늘 루이바오의 몸무게는 7,150g 입니다.
2. 내 이름은 후이바오, 별명은 눌훙지예요.
빛나는 보물, 후이바오는 포육실에서 하루에 두 번, 분유를 먹으면서 사육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한 번에 약 200ml의 분유를 먹고 있고요. 식욕이 얼마나 왕성한지 5분도 안 돼서 뚝딱 해치우고는 더 달라고 보채곤 하지요.
루이바오와 마찬가지로 넓은 세상이 궁금한지 매트 밖으로 이탈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어요.
이 모습은 내일 판다와쏭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후이바오는 루이바오 보다 체격이 커서 그런지 몸을 사용할 때 좀 더 힘이 느껴지긴 하지만 걸음마는 아직이에요.
*오늘 후이바오의 몸무게는 7,460g입니다.
루이에 비해 성장이 빠르기에 아래 송곳니 두개가 길게 자라난 모습이 또다른 귀여움입니다.
밤에 얌전히 잠들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하며 일탈을 꿈꾸는 후이바오를
엄마처럼 옆에서 토닥이며 재워주고 싶어서 나란히 누워 봤는데요.
그 길게 자란 송곳니로 저를 깨물깨물하는 바람에 따가워 참을 수가 없어 얼른 일어 났답니다. 헤헷. ^^*
3. '슬기롭고 빛나는' 요모조모
오늘은 슬기롭고 빛나는 '순간'들을 모아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노릇노릇 구워진 '루룽지' 모습입니다.
이 사진이 특히 누렇게 나온 것 같네요. (미안 루이바오~ *^^*)
후이바오의 모습인데요,
마치 프리허그를 하기 위해 팔을 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작고 폭신한 품 속에 안기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따뜻해지겠죠?
루이바오의 인내하는 순간입니다.
바구니 안에 들어가 얌전하게 기다려주는 모습이 참으로 사랑스러워요.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반짝이고 있는 후이바오 입니다.
요즘 이렇게 저를 감시하는 눈빛 덕분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후이바오의 '눈맞춤' 순간입니다.
어느새 커서 저와 눈을 맞추어주는 모습은 늘 감격이고 감동이네요.
오늘의 다이어리를 마무리하기 앞서 어제의 하루를 함께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어제 파주 출판단지의 한 카페에 다녀왔습니다.
모든 벽면의 높은 곳까지 책장으로 이루어져 책들로 가득 채워진 크고 넓은 카페였는데요.
조용히 둘러 보기만 하는데도 제 마음 또한 크고 넓어 지는 것 같았죠.
거기에 다양한 사람들이 신경써서 골랐을 자리에 앉아 각자의 여유와 쉼으로 몰입하는 모습이 차분하게 느껴졌어요.
저도 가을의 풍경을 한 번에 내다 볼 수 있는 통 창을 바라보고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위 사진의 눌훙지 처럼요. ^^*하하. 그러고 보니 쌍둥이에게도 빨리 자연의 풍경을 보여줄 날이 오길 기다려지네요.)
비가 올 수도 있겠구나 싶은 날씨였지만 잠시 풍경을 바라보고 숨을 고르며 쉼표를 찍기에 충분했지요.
저는 음료를 한 모금 머금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던 중 이런 생각이 들어 종이에 적었습니다.
'오늘의 날씨는 어떤 마음일까?'하고요.
어떤 마음이길래 곧 울음이 터질 듯 울먹울먹 하고 있는 걸까 하고요.
사실 저의 마음은 날씨와 상관없이 기대와 설렘으로 기쁨이 가득했던 파주였거든요. 아침부터 계속 우울했을, 몰라봤던 날씨에게 살짝 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일행과 카페 안의 사람들의 표정도 다양함을 느꼈고요.
여유롭고 차분해 보이지만은 않았죠. 피곤함, 근심, 걱정, 초조함 같은 것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보이지 않았던 건 단지 나의 마음뿐이여서 그랬던가 봅니다.
그리고 비록 짧지만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우리는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합니다.
나의 감정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어쩌면 내가 기쁠 때일수록, 나에게 집중되는 순간일수록
주변의 소중함을 더 열심히 챙기고 살펴야 하는 이유이겠습니다.
바오패밀리에 많은 사랑과 관심이 집중되는 때일수록
우리와 함께하는 주변의 다른 동물들과 사람들을 돌아봐야하는 이유이겠습니다.
조만간 함께하게 될 쌍둥이 루이바오&후이바오도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판다들로 성장하길 기대하면서 아기판다 다이어리는 다음 주에 다시 돌아 올게요~!!
가을의 중심에서 정취를 만끽하면서 여유와 넓은 시야로 주변을 돌아 보는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낭만 바오
송바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