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아기판다 다이어리

[아기판다 다이어리 시즌3] 웅묘일기(熊猫日記): 다정한 곰의 묘한 일기(妙記) 11화. 더 깊어진 당신에게

withEverland 2026. 8. 24. 15:11

“그건 멈춤이 아니었습니다. 한세상을 품어 안고 더 깊어진 당신입니다. 

아기의 숨소리에 시간을 맞추던 따뜻한 쉼표의 계절. 

이제 엄마 판다 아이바오가 용기 내어 넓은 방사장으로 걸어 나오듯, 

더 단단해진 당신의 찬란한 재출발을 온 세상이 환영합니다.”

 

나는 이미 세 아이를 낳아 품에 안고 키워낸 엄마 판다예요. 어느덧 또 다른 네 번째 아이와 함께하는 중이죠. 어두컴컴하고 조용한 분만실 안에서 오직 아기의 숨소리에 온 신경을 세운 채 육아에만 몰두하던 긴 시간을 지나, 얼마 전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실내 방사장 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어요.

밖으로 나가는 문이 열리고 얼굴에 닿는 알싸하고 넓은 공기, 높은 천창을 뚫고 쏟아지는 눈 부신 햇살, 바닥에 깔린 흙과 잔디, 대나무의 짙은 내음까지… 모든 것이 낯설고도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내가 매일 거닐던 곳이 이렇게 넓었나?’, ‘저 평상과 나무가 이렇게나 높았었나?’ 싶어 멍하니 주변을 두리번거렸지요. 발끝에 닿는 감촉 하나하나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굳어있던 몸을 천천히 풀어 움직이는 동안 잊고 있었던 내 안의 본능과 생기가 다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어요.

송바오는 말했어요. 자기네 사람들도 아기를 낳은 엄마들이 다시 바깥세상에 나올 때에는 많은 감회와 설렘, 용기를 품어야 한다고. 아마도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마찬가지일 거라고요.

나는 그렇구나 하며 실내 방사장으로 첫발을 내딛던 나의 그 떨림처럼, 말랑한 아기의 손을 잡고 있다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하는 엄마 사람들의 마음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빠른 걸음표에서 잠시 비켜서서 조용히 아기의 숨소리에 시간을 맞추고 있던 그 마음을 나는 이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나 역시 대나무 향 가득한 숲을 마음껏 거닐고 내 털에 쏟아지던 햇살을 온전히 느끼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아이들을 품에 안은 순간부터 내 모든 세상은 그 작은 생명들을 둘러싼 동굴처럼 좁아졌어요. 털이 뭉치거나 빠지고, 밤새 잠을 설치며 온몸이 쑤셔올 때면 ‘나라는 판다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문득 외로워지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그거 알아요? 어두운 분만실에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눈을 맞추고, 온몸으로 품어주는 그 시간 동안 우리는 결코 멈춰 서 있던 게 아니에요. 루이후이 때 칭얼대는 두 아기를 동시에 품어 안으며 배운 위기관리 능력, 푸바오 때의 예측 불가능한 순간 속에서도 침착하게 아이를 다독이던 끝없는 인내심, 말 없는 눈빛만으로 마음을 읽어내던 섬세한 공감 능력까지. 그 시간은 우리의 경력이 끊어진 자리가 아니라, 세상 어느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는 극상의 깊이와 전문성을 단단하게 채워 넣은 ‘새로운 성장의 계절’이었습니다.

쌍둥이가 자라 스스로 대나무를 까먹고 나무를 오르게 되었을 때, 푸바오가 행복을 찾아 세상을 향해 걸어갔듯 아기들은 언젠가 엄마의 품을 벗어나 자기만의 숲을 찾아갈 거예요. 그러니 아기 곁을 떠나 다시 나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에 미안해하지 마세요. 아이가 자라 독립하듯, 엄마 역시 자기만의 삶과 빛을 찾아 나아가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건강한 순리니까요.

다만, 아무리 단단해진 엄마라 해도 홀로 다시 넓은 방사장으로, 숲으로 나아가는 길은 두렵고 막막하기만 할 거예요. 그래서 더욱 필요해요. 아기 곁을 떠나 다시 바깥세상이라는 넓은 숲으로 발을 내딛는 당신을 반갑게 맞아줄 따뜻한 손길들이요.

아기 판다가 처음 나무를 오를 때 주키퍼들이 조심스레 아래에서 손을 받쳐주고 인내심 있게 기다려주듯, 세상 역시 당신을 그렇게 맞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되어 돌아온 이들을 맞이하는 것은 단순한 배려나 양보가 아니에요. 한세상을 품어 안으며 비할 데 없이 단단하고 깊어진 최고의 인재를 숲으로 들여오는 반가운 일이지요. "그동안 왜 자리를 비웠니?"라는 의구심 대신 "더 깊고 강해진 당신을 환영합니다."라는 세상의 열린 시선, 그리고 다시는 엄마의 발걸음이 휘청이지 않도록 든든하게 받쳐주는, 유연하고 다정한 울타리가 반드시 함께해야 합니다.

세상이 말하는 '단절'이라는 단어에 더 이상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당신의 시간은 끊어진 것이 아니라, 잠시 세상에서 가장 깊고 따뜻한 쉼표를 찍으며 더 넓은 방사장으로 걸어 나올 준비를 이제 막 마친 중이니까요.

오랜만에 밖으로 나와 다시 바깥세상을 마주한 내가 그랬듯, 당신이 용기 내어 내딛는 그 첫걸음 위에도 이제는 온 세상이 따스한 햇살을 내어주길, 그리고 포근한 바람이 되어 당신의 뒤를 단단하게 받쳐주길 바랍니다. 한세상을 아름답게 키워낸 당신의 찬란한 재출발을 내가 늘 응원할게요.

 


Written by ‘Ai Bao’

80일차) 요즘 아기 판다는 인형같은 미모를 뽐내며 보석처럼 귀하게 사랑받고 있어요.

 

아무래도 송바오는 인형인지 실제 아기 판다인지 헷갈려 하는 것 같아요.
하루에도 몇 번씩 아기의 얼굴을 확인한다니까요~ ㅎㅎ

 

하지만 이 순간 전해지는 분홍빛 따스함은 우리 아기가 인형과 비교할 수 없다는 걸,
아름다운 옥처럼 귀한 보물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죠.

 

이 뛰어나고 준수한 보물은 제가 밥을 먹으러 길을 나서는 걸 눈치 채고는
살근히 눈을 떠 인사를 해요. '엄마 다녀올게!'

 

덕분에 저는 걱정을 덜고 전량섭취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모두가 지켜주고 축복과 보호를 받는 보물이니, 더더욱 걱정할 일 없겠죠?

 

81일차) 새벽빛처럼 밝게 반짝이는 아기 판다의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모든 근심과 걱정은 사라지는 기분이 들어요.
아! 하지만 한 가지 사라지지 않는 고민이 있어요.

 

세상에 하나 뿐인 보물의 이름인데요.
여러분도 함께 고민해주실거죠? 아기를 이름으로 부르게 될 날이 기다려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