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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안내견 공부중입니다" 시즌2 열한 번째 이야기

[ 프롤로그 Part-4] 블랙의 귀환

이 내용은 2012년 12월에 태어난 예비 안내견, 태극이네 7남매의 성장기를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태극'이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죠?


벌써 2015년 새해가 밝았어요. 연말 연시에 바쁘실 것 같아, 제 성장기도 잠시 쉬어 가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 오늘도 저와 우리 남매들의 안내견 훈련 모습 알차게 준비했어요. 

함께 지켜봐주세요~


지난번 10화에서 저희들의 중간 평가를 보여드렸는데요 그 새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열심히 부족한 부분을 배워 가며 훈련에 참여한 결과, 오늘 마지막 과정인 최종 평가시간을 갖게 되었지요.



# 안내견 훈련의 결실, 최종 평가에 대해


지금까지 오랜 시간 안내견 훈련을 설명드렸는데 어쩌면 오늘 시간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안내견 최종평가는 보통 양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모든 훈련사들이 함께 모여 평가에 참여한답니다. 


첫 날은 시장이 있는 곳에 가서 보행을 하면서 시장 특유의 냄새가 있는 골목을 지나며 냄새 유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와 그 곳을 나오고 나서 어떻게 평상시로 회복하는지도 살피게 됩니다. 또, 시장의 특성상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없는 곳이 있는데 그럴 때 왼쪽으로 잘 붙어서 걷는지, 마주 오는 차나 주변 차량 통행을 잘 인지하는지 등 안내견의 역할을 평가하게 됩니다. 


오늘 보게 될 2일차에는 거리 보행 뿐 아니라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등에서의 이동 요령을 보게되지요.


최종평가 항목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 품성이나 성격을 확인하는 「기질평가」 (9개 항목), △ 보행 능력을 살펴보는 「수행평가」 (15개 항목), △ 보행 때 안내견의 인식 여부를 확인하는 보행의식」 (7개 항목) 등으로 구성됩니다. 


무척 복잡한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시각장애인을 안전하게 이끌며 보행할 수 있는가'를 평가

한다고 보시면 된답니다. 이런 각각의 항목들은 '아주 못함'부터, '부족함', '보통', '잘함', '매우 잘함' 등 5개 등급으로 평가되는데 한 두 항목이 '부족함'이 나왔다고 무조건 탈락하는 건 아니랍니다. 


왜나하면 여러 훈련사가 각자의 평가서를 기준으로 회의를 해서 그 날만 특별히 잘 하거나 못한 경우 다시 체크할 수도 있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다시 보완 훈련을 통해 제대로 된 안내견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게 되거든요. 퍼피워킹부터 시작해 2년이나 걸려서 양성하는 안내견이라 가능하면 모든 훈련견이 안내견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거든요. 


단!! 여기서 중요한 건 31개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등급이 아닌 'Yes' 혹은 'No'로 평가하는 항목이 있는데 바로 '공격적인 성향(Aggression)' 유무입니다. 이런 경향이 보이기만 해도 바로 탈락으로 결정된다고 하니 그만큼 '공격적인 성향'이 전혀 없는 예비 안내견만 제대로 된 안내견으로 탄생한다고 보시면 된답니다. 혹시 주변에 큰 개라고 무서워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것만은 꼭 알려주세요.  



# 탐라의 도전, 침착하게 잘하자!!!






오늘 평가에 나선 첫 번째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흐릿한 실루엣과 함께 등장하고 있는데요, 바로 우리 7남매의 셋째 '탐라'가 그 주인공입니다. 탐라야, 절대 떨지말고 침착하게 잘 해봐, 화이팅!!!






서서히 보행을 시작하는 탐라, 입에 침이 마르나 봐요 ^^. 보행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초급 난이도의 장애물이 등장했습니다. 배운 대로 가볍게 장애물을 왼쪽에 끼고 '휘리릭' 돌아서 가네요. "이 정도 쯤이야! ㅎㅎ"









다음 코스는 지하철과 연결된 백화점 1층. 에스컬레이터를 찾아 천천히 걸어갑니다. '에스컬레이터 찾아' 명령어에 따라 제대로 찾았나 했는데, 올라오는 곳으로 잘못 갔네요. (이런!! )


평가에 참여하는 훈련사들은 블라인드로 눈을 가리고 있는데요, 실제 시각장애인도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체험을 미리 할 수 있거든요. 이럴 땐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바로 옆의 내려가는 곳으로 침착하게 개를 유도하게 됩니다. 이 정도면 '잘했어, 탐라야^^' 


에스컬레이터는 내리고 타는 연습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사뿐히 올라타고는 스르륵 내려갑니다. 









지하철 역사로 내려왔습니다. 보통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은 지하철 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혹시 필요할 수도 있어서 매표소 쪽으로 안내하고 있답니다. 


애매한 장소 개념보다는 카드 발매기나 개찰구 등 특정한 포인트를 집어서 그 곳을 안내하는 '목적물 유도' 연습도 집중적으로 하고 있어요. 





지하철 계단은 일반 건물보다 길고 높은 경우가 많아서 조심해야해요. 일단 계단 앞에서 정지해 파트너가 계단을 인지할 수 있는 시간을 준 뒤에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지하철은 시각장애인 파트너들이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라 자주 훈련하게 되는데요, 기다리는 시간도 익숙해서인지 탐라가 편안하게 엎드려서 기다리네요. 일단 승강장 쪽으로 차가 멈추면 천천히 문 쪽으로 이동해 탑승합니다. 


지하철 안에서도 문 옆에 살짝 엎드려서 기다려요. 지하철 안에서 놀라는 분들도 있지만, 꼼짝 않고 조용히 대기하는 안내견들을 보면 여기 저기서 대견하다며 감탄사를 연발하신답니다.  



# 태양아, 순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도 대처해야 해!




다음은 우리의 둘째, '태양'이의 도전입니다. 미소를 지으며 출발하지만 저도 머쓱한지 혀를 '쏙' 내미네요.









숱하게 연습했던 횡단보도 앞에 섰습니다. 일단 정지한 후 살짝 파트너를 바라보며 확인할 시간을 줍니다. 파트너가 발로 둔턱을 확인하고서는  '잘했어, 태양아' 칭찬을 해줍니다. 이번엔 방향을 바꿔 오른쪽으로 돌아서 걸어봅니다. 








 

열심히 앞을 보며 걸어가는데 길 위에 공사자재들로 보이는 장애물이 등장했습니다. '어제까지는 없었는데'하고 의아할 새도 없이 가볍게 장애물을 피해갑니다. 길이 갑자기 좁아졌더라도 마찬가지. 옆에 있는 파트너를 의식하면서 공간을 만들고 장애물을 피해 쏘~~옥 지나가네요. 멋져용. ^^







큰 건물의 유리문도 반드시 멈추고는 파트너가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문 앞에 서면 파트너가 손으로 출입문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 실내로 들어가는거죠. 일부러 문을 열어주는 분들도 있는데 안내견과 함께한 시각장애인이라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하철 탑승 훈련. 승강장에 빠지지 않게 스크린 도어가 있는 곳도 있지만 없는 곳도 많기 때문에 안내견도 긴장해야합니다. 시각장애인이 모르고 앞으로 걸어갈 수도 있거든요. 


이럴 때는 '지적 불복종'이라고 해서 안내견이 스스로 판단해 몸으로 시각장애인이 못 가도록 막게 됩니다. 태양아, 너도 그렇게 할거지? 지하철을 기다리는 태양이의 표정이 무척 진지하네요. 





태양이 역시 지하철 훈련을 무사히 마쳤네요. 역시, 침착한 성격답게 잘 이끄는 것 같아요. 


오늘 안내견들의 최종 평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저도 무척 궁금한데요, 저를 포함한 7남매의 최종 평가 결과는 당연히!!!


다음 주에 공개합니다. ^^;; 한 주만 기다려 주세요~  또 만나요. 안녕~~